베이징 판 첨밀밀로 불리는 넷플릭스 영화 '먼 훗날 우리'는 단순한 이별 이야기가 아니다. 사랑과 타이밍, 그리고 가족의 무게를 진하게 담은 이 영화, 꼭 봐야 할 이유를 말해봅니다.
사랑의 타이밍, 혹은 ‘현재’의 무게
‘먼 훗날 우리’는 단지 옛 연인을 회상하는 영화가 아니다. 극 중 남녀는 인생의 가장 힘들고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만난다. 그러나 그 시절의 만남이 과연 축복이었는지, 불행이었는지, 아니면 하늘의 시험이었는지는 끝까지 알 수 없다.
사랑도 결국 타이밍이라는 걸 절절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이 이어진다.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느낀 감상은 조금 달랐다. 사랑은 결국 ‘현재’를 공유하는 능력에 있다는 걸,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.
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캐릭터, ‘아버지’
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인물은 주인공도, 그들의 사랑도 아니었다. 남자의 아버지.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하고 말도 없지만, 그는 아들의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묵묵히 지켜보며 내색하지 않는다. 행복해도 티 내지 않고, 불행해도 감정을 쏟지 않는다. 그저 늘 그 자리에, 한결같은 한 그루의 갈매나무처럼 존재하는 진정한 어른.
울고 싶을 때, 이 영화를 보세요
《먼 훗날 우리》는 단순히 이별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.
우리 모두가 언젠가 겪었을 법한 사랑의 형태, 가족과의 거리,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. 울고 싶은 날, 누군가를 그리운 밤, 혹은 내가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 모를 때— 이 영화는 조용히 당신 옆에 와 앉아, 어깨를 토닥여줄 것이다.
사랑은 타이밍일 수도 있고, 타이밍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.《먼 훗날 우리》는 그런 모순적인 진실을 아주 차분히, 그러나 강하게 말한다.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과거와 현재를 직면하게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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